벌써 일년도 더 지난 일인데, 언젠가 모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신이 생각하는 인터페이스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라는 질문을 받은적이 있었습니다. 종종 기본적이지만 근본적인 질문이 대답하기는 더 어려울때가 있죠. 내가 생각하는 인터페이스라. 그게 무엇일까요. 고민하는 중에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첫번째는 경영학에서 배운 전체 사슬의 강도는 가장 약한 사슬의 강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제약이론 (Theory of Constraints) 이고 두번째는 UI 공부를 처음 시작할때 읽었던 'Computers as Theatre' 안의 다음 구절입니다.

수치를 고속으로 처리하는 엑셀의 능력은 사용자가 빠르게 처리 하기 위해 수치를 입력하고 연산방법을 알려주기 전까지는 잠재적일 뿐이다. 기능성의 정의는 프로그램이 수행하는 능력을 갖는것이라기보다는 사용자가 프로그램으로 할 수있는 일들로 재인식될 필요가 있다. - 브랜다 로럴(1991)

Rich Gold from The Plentitude (2007)

HCI에서의 H(Human), C(Computer), I(Interface)를 각각 하나씩 생각해 보면, 우선 컴퓨터를 개선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아주 익숙하고 또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일입니다. 지금 제 주변에도 많이 계시는 엔지니어분들에 의해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미래의 컴퓨터는 더 빨라지고, 더 싸지고, 더 작아지고, 더 똑똑해 질것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사용자의 개선이라는 것은 조금 다른문제 입니다. 매트릭스에서 트리니티가 헬기의 조종법을 순식간에 입력받아 위기를 탈출 하는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유전자를 조작해 코디네이터라는 신인류를 만들고 그들한테 모빌슈트를 조작하게 할수도 없고요. 그렇다고 사용자들에게 매뉴얼 정독을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할수 있는 일은 아마 효과적으로 사용법을 알려주는 방법에 대한 고민 정도일 것입니다. 하긴 요즘의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사실 윗세대보다 디지털 기기를 거부감 없이 금방 사용하기는 하지만요.

인터페이스의 발전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1950년대 Knob이나 Dial을 사용했던 컴퓨터와의 인터페이스는 Puchcard를 거쳐 1970년대 메뉴 시스템, 1980년대의 GUI까지 와서는 지금까지 살짝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위에서 브렌다 로럴이 말한 것처럼, Interface가 가장 약한 사슬이라면 HCI 에서의 제약조건은 인터페이스가 되고, 결국 인터페이스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비단 엑셀과 같은 단순한 HCI 시스템 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같은 좀더 복잡한 시스템에서도 Backstage 나 Support process보다는 Customer와 Onstage 에서 발생하는 interaction이 제약조건이라면, 이것을 개선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시스템 전체를 개선하는 유일한 방법일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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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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